서울 성북구 성북로 50-2

해동꽃집

문지협

♣ ‘이 집에 꽃이 피면 봄이구나’, 성북동 상가의 랜드마크
‘이 집에 꽃이 피면 봄이구나’ 동네 사람들은 이 꽃집이 있는 거리를 걸으며 계절의 변화를 실감한다. 왜냐하면 해동 꽃집은 근처 상가길에 갖가지 화분을 내놓고 화려한 꽃길을 만들고 있기 때문이다. 성북동의 고향집 같은 전원적인 모습이 너무 좋아 이곳에 자리를 잡은 사장님은 2000년 정도에 여기서 해동꽃집을 시작했다. 성북동의 두 번째로 오래된 꽃집이다. 이 꽃집은 성북동 2구역의 랜드마크인 만큼 길 찾을 때 훌륭한 지표가 되어주기도 한다.
공적장소를 침범했다는 민원에 가끔 시달리지만 동네사람들은 대체로 꽃길을 좋게 생각하는 눈치다. 사장님이 물건 내리고 있으면 주변 가게에서 십시일반으로 나와 도와주기도 하고 구청에서도 큰 제재를 가하지는 않았다. 버스정류장이 있는 곳만 치우는 선에서 민원 문제가 해결되었다. 사장님의 성북동 공간에 대한 애정을 누구나가 다 이해해서, 또 그만큼 꽃길로 인해 동네가 아름다워져서 그런 것 같다. 꽃을 깔아두니 거리가 예뻐서 산책을 오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주변 상가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그렇게 해동꽃집은 그 자리에서 약 18년 째 아름다운 모습으로 장수 중이다.

♣ 성북동 상가와 네트워크
해동꽃집은 성북동 거리를 차지하고 있는 가게들 중에선 가장 오래된 가게이다. 처음부터 성북동은 꽃가게를 하기에 좋은 환경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젊은 사람들이 하는 작은 꽃집들이 골목에 조금씩 생겨나기 시작한다. 해동꽃집은 꽃집을 운영하는 데 조언을 구하러 온 젊은이들에게 상담을 해주고, 손님들이 가게에 없는 생화를 찾을 때는 젊은이들의 가게를 추천해주기도 한다.
이곳 상인들의 네트워크는 다른 상권에서보다 끈끈한 것 같다. 사람들 사이 분위기마저 고향집 같은 친근함이 있다는 게 이 곳 사장님들의 설명이다. 정기적인 상가모임이 없어도 아침이면 인사하고, 점심은 시켜먹고. 저녁에는 주변 상권에서 술 한 잔 하면서 자연스럽게 교류하게 지낸다. 해동꽃집 사장님은 남편이 성북동에서 조경 일을 많이 해서 성북구 일에 빠삭하기도 하다. 동네에서 일을 하게 되면 네트워크가 생겨서 소개받기도 하고, 소개해주기도 하는 주민 사이 네트워크가 사장님과의 대화 중에서 돋보였다.

♣ ‘사장님 날 알아보겠냐며 찾아와요’, 장소에 핀 기억
해동꽃집엔 꼬마 손님들도 많다. 부모님 손을 잡고 혹은 유치원 견학을 통해서 오기도 한다. 그 아이들이 커서도 꾸준히 찾아오는 경우가 더러 있다. 결혼 후 애기 낳고 아이 손을 잡고 온다. 또 어렸을 적 추억을 못 잊어 먼 동네에서도 굳이 해동 꽃집으로 예식 화환을 맞추러온 손님들도 있었다. 사장님은 성북동은 ‘떠났다가도 다시 오는 동네’라고도 말한다.
사장님은 꽃으로 교류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그럴 때 꽃집은 가게가 아니라 그냥 ‘사람이 사는 곳’이 된다. 성북동의 이런 사람 사는 따뜻한 분위기가 지금의 해동꽃집을 만들었고 해동꽃집이 또 그런 성북동을 만들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 해동꽃집은 성북동 주민들의 기억이 여기저기 맺혀있다 봄이 되면 활짝 피어나는 장소였다.

♣ 기분 좋은 꽃길, ‘우리 동네 사람들 꽃길-예술길 걸으시게’
해동꽃집의 공간을 좋아하던 한 작가분은 꽃길에 의자를 놓고, 음악을 틀어놓고 책 읽어주는 시간을 만들곤 했었다. 사장님은 그 작가분의 이벤트를 좋은 기억으로 회상한다. 본인도 듣기 좋았고, 지나가던 사람들에게도 좋은 정취를 주었다고 말이다.
해동꽃집은 꽃집 앞 공간을 활용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게, 다른 가게에 피해주지 않는 선에서 언제든지 환영이라는 답을 주고 있다. 촬영장소로 쓰거나, 그림전시도 종종 꽃길에서 일어난다. 그러나 사장님은 생업이 바쁘시므로, 사장님에게 적극적인 참여를 바라는 것은 큰 실례가 된다는 것을 놓치지 않도록 주의가 필요하다.

♣ 꽃 길 소식 듣고 찾아오는 외부손님들
성북동의 다른 대부분의 가게들이 단골위주의 동네 장사인데 반해 해동꽃집은 외부에서도 많이들 찾아온다. 첫째로는 양재꽃시장을 가도 가격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다는 것과 성북동의 꽃길 얘기를 듣고 오시는 손님이 많다는 것이다. 또 성북동 주변 동네에 있는 사무실에서도 화분을 사러 많이 오시기도 한다.

♣ 도로정리 사업과 바뀌어버린 꽃길, 실질적인 손해와 허전한 마음
그러나 손님은 많이 줄었다고 한다. 거기에 더해 사장님은 예전 같지 않고 휑한 꽃길에 대한 쓸쓸한 심경을 이내 털어놓으셨다. 작년부터 성북로 도로정리를 하면서 나무가 잘려나가고 길의 경관이 바뀌어버렸기 때문이다. 옛날만 못한 거리가 안타깝고, 올해는 꽃들만 덩그러니 있는 게 안쓰럽다고 했다. 물론 차 없는 거리를 만들며 도로 정리를 하는 이유가 있겠지만, 성북동의 독보적인 정취가 희미해져가는 것이 아쉽다고. 동네의 상권들도 주차공간이 없어져 외부에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기 어려울 것 같고, 아직 문화거리라고 할 정도의 효과는 보지 못해서 영업 관련해서도 걱정되는 마음이 있다고 한다. (본 거리는 외진 곳에 있으므로 유동인구가 본래 그렇게 많은 지역이 아니다.) 성북동의 전원적인 분위기를 사랑해서 온 사람으로서 바뀌어가는 환경에 대한 아쉬움이 크다. 정취 있던 성북동이 다른 곳처럼 삭막한 도시가 될 것 같아서이다.
그래도 사장님은 올해, 내년은 당장 힘들겠지만, 이 고비를 잘 넘겨서 이곳을 예전만큼 사람 사는 냄새가 나는 동네로, 그리고 더 새롭고 예쁜 꽃길로 천천히, 자연스럽게 만들어가는 가게가 되길, 해동꽃집이 되길 바란다고 한다.

♣ 장소 활용/ 공동체 참여
· 성북동 거리에 랜드마크와도 같은 꽃길 조성
· 가게 앞 전시, 공연, 촬영 협조
· 그밖에 다양한 예술가 활동에 장소 제공 (상업에 피해를 주지 않는 선에서)
· 마을 가게들끼리의 모임

♣ 꽃길 안내
꽃길은 3월 초~5월 말이 가장 화려하다. 여름~11월은 꽃이 많지 않으며 한 겨울엔 꽃길을 만들지 않는다.

♣ 해동꽃집 인터뷰 링크
http://naver.me/5oI4C3U4